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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냐/내맘대로 리뷰

815콜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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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 어렸을때 봤던 815콜라가 아직도 있다니.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도 재난지원금을 소비하기 위해 요즘 거의 주말마다 전통시장을 찾는다. 혼자 살지만 먹거리도 심심찮게 떨어져 미리미리 비축하지 않으면 배곯기 딱 좋다. 그런데 전통시장내 슈퍼마켓에서 이상한걸 봤다. 아아니. 쫄딱망한줄 알았던 팔일오콜라가 아직도 있다니. 매대에 815콜라 1.5리터가 행사상품으로 단돈 1000원에 판매가 되고 있었다. 호기심(라고 했지만 싼 게 더 컸음)에 팔일오콜라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아마 요즘 친구들은 무슨 이런 콜라가 있나 하고 궁금해하는 친구들이 많을 듯. 나 어렸을적 어렴풋한 기억으로 아이엠에프때인가 애국심 마케팅으로 콜라독립 어쩌고 해서 815콜라가 탄생한걸로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애국심에 호소하며 티비광고며 지면광고도 빵빵 한걸로 알고 있는데 한 일이년 버티다 종적도 없이 사라진 듯 했다. 815콜라 가격은 쌌었는데 맛은 더럽게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뭐랄까. 김빠진 코카콜라맛. 그랬던 것 같다. 하도 오래 전 일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암튼 한번인가 먹어보고 다시는 안 먹었던 걸로. 그리고 팔일오콜라의 유일한 무기가 애국심과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이후 코카콜라가 공격적인 가격으로 토종콜라인 815를 매섭게 몰아부쳐 가격메리트조차 없어져버린걸로 안다. 이미 815콜라 시음한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봤다. 겉모습은 예전과 좀 달라졌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계인이 그려져있네. 

815콜라 맛은 어떨까. 처음 한 잔은 역시 코카콜라에 익숙해있던 나에게 '엑' 싶었다. 뭐랄까. 예전에 그 김빠진 콜라맛 같기도 하고 너무 달달하다 싶기도 하고. 그런데 예전 어렸을때 먹었던 815콜라보단 확실히 좀 나았다. 한 두잔 먹다보니 적응돼서 은근 괜찮기도 했다. ㅎ. 달달한 맛에 익숙해져서인가. 그런데 먹다 보니 달달한 맛 외에 좀 익숙한 맛이 났는데 그 맛이 바로 '맥콜'. 일화의 '맥콜'말이다. 초등학교 때 맥콜을 참 많이 먹었던 것 같다. 학교 앞 문방구에 영업사원이 저가로 납품을 했는지 문방구 뽑기 상품에서 맥콜이 아주 잘 나왔다. 덕분에 그 보리보리한 맥콜을 많이 먹었지. 

궁금해서 815콜라 역사를 좀 공부해보니 예전 그 팔일오콜라는 아니었다. 예전 기억에도 815콜라는 중소기업이 만들어서 더 밀어주자 분위기였던 것 같은데 범양식품이란 코카콜라 본사에서 원액을 받아 납품하던 중소기업이 우리기술로 콜라를 만들어보자며 출시한 브랜드가 815콜라였던 것이다. 카피는 역시 내 기억대로 콜라독립 맞았다. 코카콜라가 라이센스를 주다가 직접 생산으로 가자, 이에 반발해 815콜라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고 한다. 뭐 예상했던대로 첨에만 애국심마케팅으로 반짝하다 시원하게 말아드시고 사라졌다가 편의점 PB브랜드로 재탄생했다가 또 말아먹고 815브랜드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웅진식품이 2016년에 또다시 출시한 게 지금의 815콜라라네. 헐. 815브랜드가 무슨 좀비도 아니고 ㄷㄷ. 815의 역사를 캐다가 맥콜맛의 비밀을 알아냈다. 이 웅진식품의 팔일오콜라 생산공장이 바로 일화의 초정공장. 즉 맥콜을 생산하는 곳이다. 라인에서 맥콜이 약간 혼합된건가 ㅎㅎ. 라벨에도 제조원이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일화초정공장이라고 나와 있다. 

웅진식품 815콜라의 맛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다른 콜라와 경쟁해 1위를 했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과거 범양식품의 815콜라보단 나은 듯 하다. 나는 815를 설탕물처럼 달달하다고 느꼈는데 다른 평들을 보니 코카콜라에 비해 단 맛이 덜하고 오히려 쓴 맛이 난다는 사람들도 많네. 개인적으로 코카콜라의 그 톡 쏘는 듯한 탄산이 더부룩함을 해결해주고 좋은데 그 본연의 톡 쏘는 맛을 아직 우리 기술로는 만들기 힘든가 보다. 그런데 물가가 아주 X같이 오른 요즘은 코카콜라가 가격경쟁을 벌일 일도 없고 815콜라 가격 1.5리터 단돈 1000원이라면 가격 경쟁력은 있네 ㅋㅋ. 편의점에서 250mm 코카콜라도 1400원 정도 하는 듯. 과거의 향수도 떠올리고 아이들에게 이런 콜라도 있다라며 한번쯤 먹여볼만 할 것 같다. 물론 아이들은 한모금 먹어보고 다시는 안먹겠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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