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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놀자~

태국 국왕 장례식 살아있는 부처 떠나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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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민의 아버지라 불리며 70년이 넘는 세계 최장 재위기간이었던 푸미폰 아둔야뎃을 태국 국민들은 떠나 보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태국국민들에게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으며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을 받았던 라마9세 푸미폰 국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1년의 시간을 보낸뒤 치러지는 태국 국왕 장례식입니다. 푸미폰 국왕의 장례식은 당연히 국장으로 치뤄지며 오는 29일까지 장례식 절차는 진행되게 됩니다. 10월 26일인 오늘은 푸미폰 국왕의 다비식이 치러지게 되는데요. 이 다비식과 장례식 절차 등으로 인해 왕궁 주변의 대부분 주요 도로가 통제될 예정이니 방콕에 여행 중인 관광객 여러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왕궁 주변은 애도하는 태국 국왕 장례식에 애도하는 태국 국민들의 울음바다가 될 것을 예상되며 이와 함께 몰려든 애도 인파로 인해 극심한 혼잡도 예상되니 태국에 아이들이나 노약자 분들과 함께 여행중이신 관광객들은 이 왕궁 부근에 아예 접근하지 않는 것이 혹시 모를 사고를 피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태국 국민들의 라마9세인 푸미폰 국왕에 대한 신앙같은 존경심은 현재 왕권 국가가 아닌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에는 조금 유별나게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살아생전 푸미폰 국왕이 행했던 선행들을 잠깐이라도 접해보신 분들은 왜 태국 국민들이 푸미폰 국왕의 서거에 그렇게 슬퍼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국왕 장례식운구 행렬을 먼 발치에서나마 지켜보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도로 옆 한 부분을 자리잡아 몇 날 몇일을 애도의 분위기 속에 보내는 국민들이 목격되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먼 지방에서 차로 10시간 넘게 달려온 가족들도 많다고 하네요.

제가 이 나라의 박물관이나 역사관을 찾아 푸미폰 국왕에 관한 영상 자료 본 것들을 소개해 드리면 푸미폰 국왕은 젊은 시절 항상 사진기를 목에 걸고 다니며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주로 지방 농촌이나 도서벽지 곳곳을 방문해 직접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점 등에 대해 관료들과 논의한 뒤 왕실 예산을 활용해 국민들의 애로사항 개선에 힘썼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푸미폰 라마9국왕의 로열 프로젝트(Royal Project)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명절에 왕실의 예산을 풀어 서민들에게 나눠줬다는 일화도 들었습니다. 푸미폰 국왕의 탄신일인 12월 5일은 아버지의 날입니다. 푸미폰 국왕의 병세가 심해지면서 조금이라도 좋은 공기에서 장수하시라는 의미에서 태국 국민들은 이 날을 자동차가 없는 날로 만들려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왕의 자리라면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여생을 보내도 누가 뭐라 할 사람없는 편안한 자리입니다. 왕실의 돈을 국민들에게 나누지 않는다고 해서 불만을 가질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푸미폰 국왕은 절대권력이면서도 이러한 것들을 스스로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국민들을 위해 행했기 때문에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받을 이유가 충분히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태국 왕실 재산이 세계1위인 사실은 저도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 왕실 재산이 가장 많은 나라는 기름이 펑펑 터지는 나라인 사우디 왕실일 줄 알았는데요.

태국은 쿠데타가 빈번한 나라라는 걸 들어본 분들 계실 거에요. 푸미폰 국왕 재위기간 동안만 19번의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하니 거의 3년에 한번씩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네요. 처음 쿠데타가 일어났을때 태국 국민들은 놀라기도 했겠지만 이제 쿠데타에 이력이 난 지라 태국 국민들은 쿠데타가 일어나도 그러려니 하고 차분한 일상 생활을 이어가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쿠데타를 일으키더라도 반드시 왕의 재가를 받아야만 정권을 잡을 수 있는 태국입니다. 푸미폰 국왕이 인정한 새로운 지도자라면 국민들은 수긍하고 새로운 정부에 반기를 드는 것을 자제하였지요. 물론 쿠데타에 반대한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적도 있으나 푸미폰 국왕은 과잉진압을 하는 정부를 꾸짖으며 왕궁을 개방해 시위대 학생들을 보호한 일화도 유명합니다.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왕이었기에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군부세력들도 왕실의 권위에는 대항하지 못했으며, 야권과의 극단 마찰로 국가 정세를 혼란에 빠뜨린 총리를 왕궁으로 불러들여 호통을 치고 망명에 나서게 하는 등 실질적인 통치자 역할을 한 푸미폰 아둔야뎃왕입니다. 당시 이 장면이 전파를 통해 태국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또한번 국민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이제 영원히 왕세자로 남을 것만 같았던 라마10세 태국의 다음 왕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라도 태국 국민들은 푸미폰 국왕을 떠나보내야 합니다.

태국 국왕 장례식에는 일본, 스페인, 네덜란드를 비롯한 전세계 각국의 왕실에서 장례식 조문에 참석합니다.

물론 왕권국가가 아닌 미국이나 우리나라도 조문단을 파견했습니다. 그만큼 푸미폰 국왕의 서거는 전세계 지도자와 왕족들이 참석한 세기의 장례식으로 치러집니다.

태국 정부에서는 9층 황금탑 건립 비용 338억원을 제외하고 장례식 비용으로만 100억 이상을 투입한다고 들었지만 이 푸미폰국왕 장례식비용에 대해 태국국민 중 누구도 아깝다고 하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태국과 같은 왕권 국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푸미폰 국왕과 같은 성군이 나타나 주었으면 합니다. 장래희망이 President라고 하자 영국인인 선생님이 하지 말라며 수갑차는 흉내를 보이는 것에 화통하게 웃어넘겼지만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으로 뽑힌 한국의 대통령...우리에게도 재임 기간이나 재임 후나 사랑받는 국민의 아버지가 나타나주기를 기대하며 마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태국 국왕 장례식 영상 잠깐 보고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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